• New Brand @automatic_for_the_people 아파트 단지를 마주 보고 있던 전시 장소. 널찍한 횡단보도에 서서 초록불을 기다리며 정면을 응시하니 오래된 작은 공실 건물 1층의 유리창 사이로 줄을 서 걸려 있는 옷들이 보였습니다. 입장. 전시장의 구조는 간단했습니다. 좌측엔 오디오와 가죽 재킷이 폐허가 된 건물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정면엔 AUTOMATIC FOR THE PEOPLE이 그간 만들어온 작업자들을 위한 유니폼 컬렉션이 하나의 통일된 원단으로 열을 맞췄고, 뒤따라 오는 입음직한 신작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인사를 주고받은 뒤 전정현 대표는 이 전시 공간을 꾸미는데 백만 원이 채 들지 않았다고 머쓱한 얼굴로 말했지만, 나는 그것이 좋았습니다. 나는 그것이 왜 좋았는가를 나중에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유명 작가와 만든 기물이나, 플라워 스튜디오에서 주문한 거대한 꽃장식, 컬렉션 주제를 반영한 케이터링. 해외의 디자이너와 쇼룸에서 만날 때 있던 부차적인 것들은 모두 걷어내고 남겨야 할 것들만 남긴 전시 공간. 그곳엔 열과 성을 다해 만들어 누군가에게 부끄럽지 않은 옷과 그걸 만든 사람만 있었습니다. 전정현 대표는 이번 시즌 자신이 관심을 갖게 된 LINE MAN, 즉 전기원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우연히 뉴스를 보다가 알았습니다만 대한민국이 정전이 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복구하는 나라라고 하더라고요. 왜일까를 들어보니 유럽과 같은 선진국들은 전기원들이 직접 전기를 복구하기 위해 작업장에 올라가지 않고 기계를 사용하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사람이 올라가 모든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때문에 선진국들 중 작업 중 사망 사고 사례가 가장 많은 나라입니다.” 전정현 대표는 단순히 혀를 차고 넘길 수 있는 호기심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한국전력공사에 접촉해 그가 하는 일에 대해 수차례 설명하고 거절당하며. 끝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전문 전기원들을 주선 받아 현장에 함께하며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를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수주 간 작업자들과 어울리며 실제 그들이 현장에서 작업을 할 때 필요한 것들을 듣고 적어 자신의 옷에 반영하는 사람. 나는 그의 작업 방식에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정확히는 전정현 대표가 전기원들을 만나 옷에 반영했다는 한 전기원의 말, “땅에 발붙이고 일하는 사람들이야 재킷 밖에 있는 주머니가 위쪽에 있는 게 멋있겠지만, 우리들은 고소작업대를 타고 올라가 전주를 보고 일을 하기 때문에 높은 위치에 있는 주머니가 필요 없어요.”라는 내용에 호기심을 느낀 것이 아니라. 하나의 호기심에서 출발해 한국전력공사에 연락을 취했으며, 전기원들을 만나 그들이 작업하는 고소작업대에도 올라가 봤으며 하는, 그의 실감주의적 현장 취재. 이렇게까지 해서 옷을 만드는 동기와 이유. 그것이 궁금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내가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들은. 특정 연도의 옷에서 영감을 받았다, 과거 럭셔리 라벨의 영광스러운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았다 하는 등. 마치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는 서적에서 자신이 마음에 드는 것들을 자르고 붙여 옷을 만들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빈티지를 끝없이 구입하고, 견본을 토대로 지금 입기 좋은 형태로 조정해 틀을 짜고, 재료를 삽입해 컬렉션을 구성합니다.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이러한 방식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게 되었고, 모두가 따르는 이 방식에서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AUTOMATIC FOR THE PEOPLE의 전정현 대표는,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 누군가 기록해놓은 경험을 곧 자신의 경험으로 착각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그의 컬렉션 제작 방식대로라면 그는 자신이 보고 듣고 직접 확인한 것만을 자신의 것으로 삼는 사람. 지금 세상에 이런 방식으로 옷을 만드는 ‘바보’가 있다니.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나는 실례를 무릅쓰고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왜 이렇게 어려운 방식으로 옷을 만드시나요? 그렇게 만든 AUTOMATIC FOR THE PEOPLE로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계속) #automaticforthe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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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 Brand @automatic_for_the_people 아파트 단지를 마주 보고 있던 전시 장소
May 8, 2025, 9:31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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